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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 대한민국, 해외파에 의존해서는 안 돼

매치리포트 2012. 5. 31. 09:28

[팀캐스트=풋볼섹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FIFA 랭킹 1위 스페인에 완패의 수모를 당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대한민국은 31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1:4로 참패했다. 경기 내용이나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뒤늦게 국내파 선수들이 합류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독일,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스페인전 선발진을 꾸렸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선더랜드 소속의 지동원이 포진했고,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구자철과 함부르크의 손흥민 그리고 김두현이 그 뒤를 받쳤다. 좌우 측면에는 남태희와 염기훈이 선발로 나섰다. 이정수, 조용형, 최효진, 박주호는 포백 라인을 구성했고, 김진현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대표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었기에 뭔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런 기대감은 경기 시작과 함께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은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에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 내내 끌려갔다. 상대의 위협적인 공격에 수비하기 바빴고, 중원에서의 압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공격도 무기력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지동원은 출전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있으나 마나 하는 존재였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대평가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선발로 출전해 팀 공격을 책임지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공격수다. 때론 놀라운 기량을 선보일 때도 있지만, 기복이 심하다. 이는 이번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구자철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대표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전혀 그러지 못했다. 정교한 패스 하나 없었고,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헛발질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아직까지 대표팀에서 큰 기대를 걸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매 시즌 전 최고의 기대주로 꼽히는 손흥민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처진 공격수로 스페인과의 경기에 출격한 손흥민은 전반 20분 왼발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리는 등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 슈팅 하나로 경기가 풀리지 않던 대한민국에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이후 손흥민은 공격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상대가 스페인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전반전에 때린 슈팅을 제외하고는 경기력 자체가 무뎠다.

이 세 명의 해외파 공격 자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은 경기 막판까지 최악의 공격력으로 일관했고, 그에 따른 수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 이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고, 1:4 대패라는 초라한 결과를 남겼다. 때문에 중동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수비수 이정수와 조용형 그리고 스위스 바셀의 측면 수비수 박주호에게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단순히 4골을 실점했다고 해서 이들을 저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수비수들의 숙명이다. 특히 상대 공격수에 쉽게 슈팅 기회를 제공한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이정수와 조용형은 안정감은 물론이고 커버 플레이 능력도 떨어졌다. 여기에 두 선수는 수비 진영에서 양보의 미덕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최고의 수비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합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스페인을 상대로 해외파 선수들이 한계를 드러내며 수준 낮은 경기력을 노출했고, 결과적으로도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무조건적으로 해외파를 신뢰하다 피를 본 꼴이다. 대표팀 소집에 있어 힘든 여건이었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스페인과의 이번 경기는 분명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교훈도 남겼다. 대한민국은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고 동시에 해외파에 의존하는 경향도 버려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는 있지만, 실제로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1-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럽에서 뛴다는 이유로 대표팀에 소집하여 A매치에 출전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을 가져오기 보다는 오히려 퇴보하는 길이다. 따라서 무리하게 유럽파와 해외파를 중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를 최강희 감독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