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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매치데이 08, 극적 승리로 수비축구 논란 불식

매치리포트 2012. 6. 16. 07:19

[팀캐스트=풋볼섹션] '유럽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대회가 마침내 개막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유로 2012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축구 전문 블로그[웹사이트] '팀캐스트코리아'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매일 새벽에 펼쳐지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의 이모저모를 이곳 'www.teamcastkorea.net'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전달한다.

■ 잉글랜드, 스웨덴전 극적인 승리로 수비 축구 논란 잠재우다
잉글랜드는 지난 12일 프랑스와의 유로 2012 예선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주포 웨인 루니가 없는 상태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춘 프랑스를 상대로 거둘 수 있었던 최고의 성과였다. 하지만, 그 댓가로 '축구종가'로서의 자존심을 버려야만 했다. 90분 동안 유효 슈팅 고작 1개를 기록한 공격력은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지나친 수비 축구로 비판이 쏟아졌다. 잉글랜드는 프랑스와의 경기 당시 상대의 공격이 거세지자 거의 모든 선수가 공격 의지를 보이지 않고 수비에 집중했다. 

이에 독일 축구스타 미하엘 발락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골문 앞에 버스 3대를 세워두고 경기하는 것은 축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잉글랜드의 수비 축구를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박진감 넘치는 두 팀의 경기를 기대했던 축구팬들로서는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잉글랜드는 스웨덴과 숙명의 대결을 펼쳤다. 유로 2012 대회 8강 진출의 승부처였다. 우크라이나에 덜미를 잡힌 스웨덴이나 프랑스와 나름 만족스러운 무승부를 기록한 잉글랜드에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였다.

이 때문인지 잉글랜드는 전반전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전반 23분 선발 출전한 앤디 캐롤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제골이 나온 뒤로도 잉글랜드는 공격 횟수를 늘리며 프랑스전 수비 축구의 이미지를 조금씩 지워 나갔다.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스웨덴에 잇따라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곧이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테오 월콧이 중거리슛으로 스웨덴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잉글랜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득점의 기회를 노렸고, 후반 33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월콧의 크로스에 이은 대니 웰벡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또 한 번 스웨덴의 골문을 열었다. 3:2 '펠레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어렵게 승부를 뒤집은 잉글랜드는 후반 막판까지 공격을 시도하는 등 프랑스전과는 분명 다른 성향의 전술적 움직임을 선보였고, 유로 2012 대회 첫 승리와 함께 예선 1차전 '수비 축구'의 논란도 잠재웠다. 이날 잉글랜드는 총 15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그 중 9개가 유효 슈팅이다.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기록면에서도 프랑스전과 비교되는 공격 축구의 경기를 했음을 증명했다.

한편,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최종전에서는 스웨덴전을 끝으로 출장 정지 징계에서 풀린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가 돌아옴에 따라 더욱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쳐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잉글랜드가 루니를 앞세워 구겨졌던 '종가'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월콧, 살핀기디스와 바렐라에 이은 유로 2012 최고의 '조커'
잉글랜드의 측면 공격수 테오 월콧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팀을 구한 '히어로[영웅]'로 등극했다. 프랑스와의 유로 2012 예선 1차전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하며 자존심을 상처를 입은 월콧은 16일[한국시간] 열린 스웨덴과의 경기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16분에 교체 출전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어깨가 무거웠으나 자신과 팀을 위해서는 활약이 절실했다. 간절함이 통했는지 월콧은 교체 출전을 하자마자 임무를 완수했다.

월콧은 팀이 1:2로 뒤진 후반 19분 동정골을 이끌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잡은 뒤 지체없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려 천금과 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수비수 두 명이 빠르게 달려들며 태클을 시도했지만, 월콧의 발을 떠난 볼은 골문을 향해 힘차가 날아갔다. 스웨덴의 수문장 안드레아스 이삭손 골키퍼는 월콧의 슈팅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며 그저 실정 장면을 지켜봤다.

월콧의 활약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동점골의 주인공 월콧은 후반 33분 대니 웰벡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3:2 극적인 승리를 견인했다. 월콧은 과감한 돌파에 이어 문전 앞으로 크로스를 올려줬고, 웰벡이 슈팅하기 어려운 자세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뒤꿈치로 살짝 방향을 바꾸며 추가골을 작렬했다. 멋진 도움과 골이 나오는 순간이다. 이 골로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3:2로 꺾고 대회 첫 승을 기록하며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월콧은 동점골도 모자라 결승골을 도우며 스웨덴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번 유로 2012에서 교체로 출전해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스웨덴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한 월콧이 지금까지는 단연 으뜸이다.

유로 2012에서 조커로 활용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로는 월콧을 비롯해 그리스의 디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 포르투갈의 실베스트레 바렐라가 있다. 살핀기디스는 폴란드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동점골을 넣으며 패색이 짙던 팀을 구했고, 바렐라는 예선 2차전 상대 덴마크전를 상대로 후반 막판 결승골을 터뜨려 다잡은 승리를 놓칠 상황에 놓이며 절망에 빠진 포르투갈에 대회 첫 승을 안겨준 바 있다.

■ 우크라이나·스웨덴 GK, 팀 패배로 빛바랜 선방쇼
유로 2012 조별 예선 2차전에 나란히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의 골문을 지킨 안드리 피야토프와 안드레아스 이삭손 골키퍼가 각각 프랑스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선방쇼를 보여줬지만, 팀의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먼저 우크라이나의 피야토프 골키퍼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12 D조 예선 2차전에서 뛰어난 선방 능력을 발휘하며 수차례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했다. 피야토프는 전반 29분 프랑스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제레미 메네즈의 오른발 슈팅을 막아냈다. 프랑스는 완벽한 기회를 사대 골키퍼의 선방에 놓치고 말았다.

피야토프의 활약은 전반 39분도 이어졌다. 피야토프는 프랑스의 사미르 나스리의 크로스를 필립페 멕세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을 몸을 날리며 가까스로 걷어냈다. 멕세의 헤딩슛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향했기에 피야토프로서도 막기 어려웠으나 그야말로 동물적인 감각의 힘을 빌어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피야토프 혼자의 힘으로 계속되는 프랑스의 맹공을 계속해서 막을 순 없었다. 전반전 프랑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봉쇄한 피야토프는 후반 들어 메네즈와 요한 카바예에게 연이은 실점을 허용했고,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에 0:2로 패배했다.

스웨덴의 이삭손 골키퍼도 잉글랜드전에서 많은 선방을 하고도 팀이 아쉽게 패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이삭손은 전반 7분 잉글랜드의 스콧 파커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잘 막은 뒤 팀이 2:1로 앞선 후반 18분 골문 앞에서 존 테리가 날린 회심의 헤딩슛을 또 선방했다.

이삭손은 후반 추가 시간 잉글랜드 주장 스티븐 제라드의 슈팅까지 선방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테오 월콧과 대니 웰벡에게 내리 2골을 실점하면서 팀의 2:3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