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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매치데이 09, 역적에서 영웅으로

매치리포트 2012. 6. 17. 17:00

[팀캐스트=풋볼섹션] '유럽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대회가 마침내 개막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유로 2012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축구 전문 블로그[웹사이트] '팀캐스트코리아'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매일 새벽에 펼쳐지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의 이모저모를 이곳 'www.teamcastkorea.net'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전달한다.

■ '러시아전 결승골' 카라구니스, 역적에서 영웅으로
그리스의 주장 기오르고스 카라구니스가 폴란드전 역적에서 러시아전 영웅으로 발돋움했다. 러시아와의 유로 2012 조별 예선 최종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그리스를 8강으로 이끈 것이다.

한국 시간으로 17일 새벽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내셔날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러시아의 유로 2012 A조 예선 마지막 경기가 치러졌다. 브로츠와프 시립 경기장에서는 폴란드와 체코의 예선 3차전 경기가 같은 시간대에 열렸다. 네 팀의 8강행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아직 승리가 없던 그리스와 폴란드에는 더욱 그랬다. 두 팀은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를 꺾어야만 했다.

그리스는 폴란드와의 개막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체코에 패하며 예선 탈락이 유력했다. 1무 1패의 성적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러시아전에서 승리한다면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러시아에 열세였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예선 탈락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리스는 예상을 깨고 러시아를 물리치고 승리를 했다. 이변이다. 그리스는 러시아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끝에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카라구니스의 선제골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그리스는 러시아와 승점 4점 동률을 이뤘고, 승자승 원칙에 따라 폴란드를 격파한 체코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리스의 8강행 일등공신은 러시아를 상대로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수비력이었지만, 주역은 결승골을 넣은 카라구니스다. 카라구니스가 누구인가? 폴란드와의 예선 첫 경기에서 추가골의 기회를 놓친 비운의 그리스 주장이 아닌가. 카라구니스는 폴란드전에서 1:1로 동점이던 후반 중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이 결과 그리스는 역전승의 기회를 놓치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체코전에서 패하며 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카라구니스가 러시아와 경기에서 그리스를 구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국가 경제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카라구니스는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막판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그리스는 이 골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 러시아, 그리스와 골득실 앞서는 데 왜 탈락?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유로 2012 대회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러시아는 그리스와의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리스를 상대로 무승부만 거두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러시아는 전반 추가 시간에 허용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생각보다 일찍 짐을 싸야했다.

러시아는 이날 패배로 그리스와 승점 4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8강행 티켓은 그리스의 몫이었다. 승자승 원칙의 희생양이 된 것.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주최하는 유로 2012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월드컵 및 국제대회 등과 달리 승점 동률이 나왔을 때 골득실이 아닌 승자승 원칙을 먼저 따진다. 때문에 러시아보다 골득실에서 뒤지는 그리스가 유로 2012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월드컵과 같은 다른 국제대회였다면 골득실에서 앞선 러시아가 그리스를 제치고 8강에 진출했을 것이다.

■ 폴란드 탈락, 개최국의 영광은 없었다
우크라이나와 유로 2012 대회를 공동 개최한 폴란드의 8강 진출 꿈이 깨졌다. 폴란드는 17일 새벽[한국시간] 바르샤바 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유로 2012 A조 예선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최하위로 예선 탈락했다. 자국에서 벌어진 이번 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며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폴란드는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전 급격하게 떨어진 경기력 탓에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어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도 1:1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8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체코전에서도 폴란드의 승리는 없었다. 폴란드는 전반전 의욕을 앞세워 공세를 퍼부었지만, 정작 필요한 골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는 예선 1차전 때와 같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에 따른 경기력 난조다. 전반전에 보여줬던 폭발적인 움직임은 온데간데 없었고, 의욕적인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폴란드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7분 체코의 페트르 지라첵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당했다. 폴란드는 실점 후 곧바로 공격 자원들을 교체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경기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성공을 거둘리 만무했다.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0:1로 패했고, 폴란드는 예선 성적 2무 1패의 성적을 남긴 채 쓸쓸히 유로 2012 무대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