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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매치데이 11, 막판까지 숨막혔던 8강 경쟁
매치리포트
2012. 6. 19. 07:04
■ 경기 막판까지 숨막혔던 C조의 8강 경쟁
어느덧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서 유로 2012 8강 진출팀이 속속 가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에는 C조의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8강행에 성공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에서 무패를 기록하며 C조 1-2위로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은 예선 최종전에서 크로아티아와 격돌했다. 8강행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누구라도 패한다면 8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희생양은 크로아티아가 됐지만, 스페인도 경기 막판까지도 안심할 수 없었다.
스페인은 수비 축구가 아닌 정상적인 전술 운용으로 맞선 크로아티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페인은 특유의 패싱 게임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호시탐탐 공격 기회를 엿봤지만, 크로아티아의 견고한 수비벽을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스 안으로의 진입이 어려웠다. 그러면서 공격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중거리슛으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해야 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스페인은 후반전 반격에 나선 크로아티아에 잇따라 슈팅을 허용하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의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특히 후반 14분 크로아티아의 이반 라키티치의 헤딩슛을 이케르 카시야스가 선방하며 간신히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만약 이 슈팅이 골로 연결됐더라면 경기 결과도 충분히 바뀔 수 있었다. 카시야스는 한 골을 넣은 것과 다름이 없는 선방으로 팀을 구했다.
이후에도 스페인은 크로아티아의 매서운 공세에 시달렸다. 예선 탈락의 공포감이 엄습했다. 다행히 후반 43분에 터진 헤수스 나바스의 선제 결승골로 그러한 불상사는 피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선제골이 나오기 직전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고, 네덜란드에 이은 또 다른 우승 후보의 예선 탈락이라는 이변의 주인공이 될 뻔 했었다.
반대로 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스페인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같은 조에 속한 아일랜드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라도 거둬주길 기대했던 바람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이 크로아티아의 8강 진출 발목을 잡았다.
다른 경기장에서 예선 탈락이 확정된 아일랜드와 맞대결을 벌인 이틸리아도 전반전 안토니오 카사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막판까지 불안한 한 골 승부를 이어가며 8강행을 자신할 수 없었던 처지였다. 언제 어디서 아일랜드의 동점골이 나올지 몰랐다. 그러한 우려는 경기 종료 직전 사라졌다. 교체 출전한 마리오 발로텔리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이탈리아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유로 2012 8강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결국, 90분 내내 숨막혔던 세 팀의 유로 2012 8강 경쟁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크로아티아는 아쉽게 그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 카사노·발로텔리, 악동에서 해결사로
경기장 안팎에서 온갖 기행을 저지르면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전현직 '악동' 안토니오 카사노와 마리오 발로텔리가 유로 2012 조별 예선 3경기 만에 대회 첫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을 8강으로 견인했다.
카사노는 19일[한국시간] 포즈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유로 2012 C조 예선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35분 헤딩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안드레아 피를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아일랜드의 골문을 열었다.
이어 후반 45분에는 발로텔리가 골을 넣었다. 후반전 안토니오 디 나탈레 대신 교체로 출전한 발로텔리는 코너킥 찬스에서 멋진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아일랜드의 골망을 가르며 유로 2012 대회에서의 침묵을 깼다.
두 악동 공격수의 득점에 힘입어 이탈리아는 아일랜드를 2:0으로 완파하고 스페인에 이어 조 2위로 유로 8강에 진출했다.
아일랜드전에서 동시에 골을 기록한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준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며 더 이상 악동이 아닌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해결사임을 입증했다.
카사노는 젊은 시절 무면허 운전, 감독과의 충돌 등의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이탈리아 축구계의 악동으로 불렸었고, 지난해 겨울에는 심장 수술을 받아 유로 2012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 프란델리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악동 기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모범적인 선수가 된지 오래다.
추가골의 주인공 발로텔리 역시 대단한 악동이다. 현재 개과천선 중이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발로텔리는 그동안 팀 동료와 충돌하는 것은 기본, 상대 선수이 머리를 고의적으로 밟고, 여자 교도소 난입, 자택에서 불을 지르는 등의 다양한 기행을 벌인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유로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대표팀에 합류해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작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