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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종가' 영국에 승부차기 승리...4강 진출 쾌거

매치리포트 2012. 8. 5. 06:27

[팀캐스트=풋볼섹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광이 올림픽 무대에서 재현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영국을 꺾고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5일 새벽[한국시간]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과의 2012 런던 올림픽 8강전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5:4[1: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의 신화를 썼다. 이날 승리로 대한민국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메달 획득이라는 최종목표 달성도 눈앞에 뒀다.

반면, 올림픽 개최국 영국은 여자축구에 이어 남자축구도 8강에서 탈락했다. 라이언 긱스, 크렉 벨라미, 아론 램지, 다니엘 스터리지 등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영국은 대한민국 축구의 저력에 무릎을 꿇으며 금메달 꿈을 접었다.

영국을 맞아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던 대한민국은 전반 5분 수비수 김창수가 부상을 당하는 불운으로 위기감이 감돌았다. 김창수 대신 오재석을 교체 출전시키며 전열을 재정비한 대한민국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선발 출전한 지동원이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해 영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동안 교체 멤버로 활약한 지동원은 첫 선발 경기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대표팀에 귀중한 골을 안겨줬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선제골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1:0으로 앞선 전반 36분 오재석의 핸드볼 파울로 영국에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램지에게 동점골을 실점했다. 이어 곧바로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39분 다시 영국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이다. 수비수 황석호가 문전으로 파고들던 영국의 공격수 스터리지를 걸어 넘어뜨리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주심은 지체없이 영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추가 실점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은 수문장 정성룡 골키퍼를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대한민국 선수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정성룡은 몸을 날리며 페널티킥 키커 램지의 슈팅을 선방했다. 대한민국은 기뻐했고, 경기장에서는 영국 팬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전반을 1:1 무승부로 마치고 후반전에 돌입한 대한민국은 후반 10분 또 부상 선수가 발생했다. 악재였다. 영국의 수비수 미카 리차즈와 심하게 충돌한 정성룡이 부상을 당했다. 목과 어깨에 큰 통증을 호소했다. 대한민국은 벤치에 있던 이범영 골키퍼를 급히 경기에 투입됐다. 정성룡과 부딪힌 리차즈는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연이은 부상으로 주전 선수 두 명이 이탈했지만, 대한민국은 끄떡없었다. 대한민국은 기성용과 김영권의 중거리슛으로 영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32분에는 지동원이 영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오프사이드 파울이었다.

대한민국은 후반 막판 결정적인 추가골 찬스가 있었지만, 지동원의 헤딩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결국, 대한민국은 추가골 없이 후반전을 마무리했다. '백전노장' 긱스를 내보내 추가골을 노리던 영국도 대한민국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전 대한민국에 잇따라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동원의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아쉬웠다. 이후 대한민국은 백성동 카드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미 대한민국 대부분 선수들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경기는 소강상태를 보였고, 끝내 연장전에서도 승자를 가리지 못하며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영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도 두 팀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4번째 키커까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4:4 동점이던 상황에서 영국의 5번 키커로 스터리지가 준비했다. 스터리지는 강한 왼발 슈팅을 날렸고, 이를 이범영 골키퍼가 막았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마지막 키커를 남겨둔 대한민국은 5번 기성용이 득점한다면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 기대감 속에 기성용이 영국의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골망을 출렁였다. 대한민국의 올림픽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대한민국은 승부차기서 5:4로 승리하며 영국을 따돌리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