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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패배 아쉽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어

매치리포트 2012. 8. 8. 13:38

[팀캐스트=풋볼섹션] 대한민국이 '세계최강' 브라질에 완패의 수모를 당하며 런던 올림픽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 경기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세계대회서 브라질전 전패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다. 이번 런던 올림픽 준결승 패배를 포함 8전 8패를 기록 중이다.

8강에서 개최국 영국을 꺾으며 준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내심 결승행을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과욕이었다. 브라질의 벽은 역시나 높았다. 그들이 왜 최강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초반은 대한민국의 공세가 매서웠다. 주전들의 부상 악재 속에 브라질과의 경기를 치른 대한민국은 전반 20분까지는 상대를 압도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영국전에서 멋진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던 지동원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브라질의 골문을 위협했다. 중원에서의 압박도 유기적으로 이뤄지면서 브라질의 공격 예봉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실제로 브라질은 전반 15분이 넘은 시간 동안 제대로된 슈팅 하나 시도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완벽한 수비가 브라질의 공격력을 무디게 만들었다.

이렇게 좋았던 분위도 잠시 뿐이었다. 계속되는 공격에도 결정을 짓지 못하는 결정력 부재를 재차 드러낸 대한민국은 전반 20분 이후 브라질에 잇따라 공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고, 전반 38분에는 선제골도 실점했다. 역습 상황에서 브라질의 호물로에게 골문을 열어줬다. 수비 숫자가 월등히 많았지만, 상대 공격수를 놓쳤다. 4명의 수비가 중앙에 집중되면서 옆에서 쇄도하던 호물로를 막을 자원이 부족했고, 이는 그대로 실점으로 이이지고 말았다. 정성룡 골키퍼의 공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성룡은 영국전에서 입은 어깨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전반전 한 골을 내준 대한민국은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지 못하며 고전했다. 반면, 브라질은 네이마르, 레안드로 다미앙, 오스카 등을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으로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12분과 19분에는 다미앙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 골 모두가 대한민국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된 공격으로부터 만들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창수가 뛰던 위치다. 그러나 그곳에 그는 없었다. 김창수는 영국과의 경기에서 불의의 팔 부상을 당해 브라질과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김창수의 빈자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후반전 실점 장면이다. 속단할 수 없지만, 김창수가 선발 출전했더라면 대한민국의 수비진은 좀 더 안정감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후반전 연속 실점하는 불상사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이은 실점으로 패색이 짙어진 대한민국은 박주영과 백성동을 교체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브라질의 골문은 굳게 닫혔다. 그렇게 경기를 끝이 났고, 대한민국은 런던[결승전]이 아닌 3-4위전[동메달 결정전]이 열리는 카디프로 되돌아가게 됐다.

브라질전 패배는 분명 아쉽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비록 결승 진출의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으나 아직 올림픽 첫 메달 획득이라는 과제를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은 오는 11일 새벽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런던 올림픽 3-4위전을 치를 예정이다.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대한민국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금메달 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동메달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것. 그래서 주저앉을 수 없다.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한 번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일본과 맞붙는다는 이유만으로 3-4위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