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버린 호지슨 감독, 용병술로 위기 탈출
[팀캐스트=풋볼섹션] 잉글랜드가 웨일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유로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로이 호지슨[68, 잉글랜드] 감독의 용병술이 마침내 빛났다.
잉글랜드는 16일 밤[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에서 치러진 UEFA 유로 2016 B조 2차전에서 같은 영국연방의 웨일스를 상대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 승리로 잉글랜드는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하며 조 선두를 탈환, 16강 진출의 희망을 되살렸다.
경기는 잉글랜드가 우세했다. 점유율을 높이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선제골은 웨일스의 몫이었다. 전반 막판 웨일스의 간판 공격수 가레스 베일이 전매특허 왼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이끌어냈다.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후반전 대대적인 공격진 개편을 단행했다. 호지슨 감독은 낭떠러지로 내몰리자 선발진을 고수하던 고집을 버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선발 출전한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 대신 제이미 바디와 다니엘 스터리지를 투입해 변화를 줬고, 전반보다 확실히 공격력이 좋아진 느낌이었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바디가 먼저 응답했다. 바디는 0:1로 뒤진 후반 11분 동점골을 뽑아내며 균형을 맞췄다. 골문 앞에서의 파괴력은 역시 대단했다. 절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소속팀 레스터 시티를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끈 힘이다.
계속된 공격에도 추가골이 없자 호지슨 감독은 파격적인 교체로 모험을 했다. 18세의 초짜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를 내보내며 총공세에 나섰다. 끊임없이 웨일스의 골문을 두들기던 잉글랜드는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 시간에 스터리지가 극적인 골을 넣었다.
스터리지의 무모함이 통했다. 스터리지는 상대 수비가 밀집된 박스 안에서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돌파를 시도했고, 수비수가 앞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도 슈팅을 날려 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잉글랜드가 기적적으로 승리했다. 승리 뒤에는 침묵의 '승부사' 호지슨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