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미 없는 승리만 챙겨
[팀캐스트=풋볼섹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승리했다. 이제 곧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로 향한다.
대한민국은 11일 저녁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 종합경기 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1:0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올해에만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2승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1월 터키에서 아이슬란드에 5:1로 승리한 바 있다.
송민규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송민규는 전반 33분 조규성이 박스 오른쪽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대한민국은 이 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이날 승리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경기였다. 경기 내용은 90분 동안 답답함의 연속이었고, 가장 피하고 싶었던 부상자까지 나왔다. 부상 선수의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선수 선발과 교체 카드 활용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월드컵 직전의 최종 평가전이었다. 한창 시즌 중인 탓에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는 합류하지 못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수비에서부터 시작되는 공격 전개 과정은 잦은 패스 미스로 끊기기 일쑤였다. 상대가 조금만 압박 강도를 높여오면 우왕좌왕했다. 공격에서는 단조로운 측면 공격만 고집했다. 번뜩이는 돌파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전반에 딱 한 번 나왔는데, 그게 다행스럽게도 득점으로 이어졌다.
'캡틴' 손흥민이 부상으로 비상이 걸렸는데, 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소집 후 제대로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아이슬란드전에도 결장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중 수비수 박지수와 미드필더 정우영이 부상에 시달렸다. 박지수는 전반 37분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 발목을 크게 접질렸다. 들것에 실려 교체됐다. 후반전에는 정우영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 부상 신호였다. 정우영은 앞서 볼을 걷어내는 장면에서 상대 선수의 발과 강하게 부딪혔고, 잠시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그 여파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한민국은 교체 카드의 여유가 없어 남은 10여분을 10명으로 싸워야만 했다.
아이슬란드전은 경기 성사부터 말들이 많았다. 월드컵 가기 전 마지막 평가전을 월드컵 진출국도 아니고 전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아이슬란드와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미 올 초 한 번 맞붙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건, 해외파가 소집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파를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삐걱했다. 한번쯤 소집해 점검해볼 만한 선수를 끝끝내 외면했다. 바로 이승우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유럽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자 과감히 국내로 돌아왔고, 수원 FC에서 완벽하게 부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리그에서 14골 3도움을 기록했다. 당연히 대표팀 복귀설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벤투 감독은 철저하게 이승우를 배제했다. 아이슬란드전 소집 명단에도 이승우는 없었다. 결국 이승우의 카타르행은 무산됐다.
선수 활용도 신중하지 못했다. 변화를 기대했으나 달라지지 않았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지지부진했던 권창훈 등이 어김없이 선발로 나서는가 하면, 교체 카드도 처음 발탁된 오현규를 빼면 습관처럼 나오는 선수들이었다. 영양가는 없었고, 이번 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의 뚝심만 재확인했다.
대한민국은 내일[12일]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을 26명을 발표한다. 공개만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카타르로 향할 선수 대부분은 결정이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그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발탁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