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3차전, 이기고 지면서 울고 웃다
[팀캐스트=풋볼섹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도 막바지다. 3차전이 진행 중이고 16강 진출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별리그 한 경기 한 경기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1일 현재 조별리그 D조까지의 경기가 끝났다. 16강을 결정짓는 조별리그 3차전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이 없었다. 4개 조 총 16개국 중 탈락이 확정된 카타르와 조기 16강 진출에 성공한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나라가 3차전을 통해서 조별리그 최종 성적이 결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누구 하나 포기하거나 방심할 수 없는 긴장 상태였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나라는 세네갈, 미국, 그리고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다. A조 세네갈은 최종전에서 에콰도르와 만났다. 16강을 위해서는 이겨야만 했다. 반면 이미 승점 4점을 챙긴 에콰도르는 지지만 않으면 무난하게 에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결과는 도전자 세네갈의 승리였다. 세네갈은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의 결승골로 에콰도르를 2-1로 꺾고 20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두며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에콰도르는 마지막 경기 패배로 탈락하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도 3차전에서 웃었다. 2무를 기록하며 3차전을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이 가능했다. 미국은 이란전을 1-0 승리로 장식하며 목표를 이뤘다. 잉글랜드의 뒤를 이어 B조 2위에 오르며 16강에 가게 됐다. 이로써 미국은 최근 참가한 세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16강에 진출하며 축구 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16강에서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상대한다.
아르헨티나는 3차전을 앞두고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지면 탈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아르헨티나는 2-0의 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합류했다. 덕분에 16강서 프랑스를 피하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역전패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며 남은 2경기를 승리, 남다른 생존 능력을 자랑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간신히 살아남은 바 있다.
멕시코와 튀니지는 3차전을 승리하고도 대회에서 짐을 싸게 됐다. 멕시코는 사우디와의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이 승리로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폴란드와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16강은 폴란드의 몫이었다. 골득실차에서 폴란드에 뒤지며 3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경기 막판까지 사우디를 2골 차로 앞서고 있었는데, 한 골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고, 그러다 추가시간에 사우디에 한방 얻어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만약 앞선 경기에서 엘로카드를 폴란드보다 적게 받았더라면 2골 차로 리드할 때 무리한 공격 시도는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충분히 승리해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승점도 중요하지만, 조별리그에서는 카드 관리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멕시코다. 멕시코가 참가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78년 이후 처음이다.
D조의 튀니지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를 했다. 경기 전 프랑스를 잡으면 16강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성공을 확신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변을 연출했다. 와비 카즈리의 결승골로 프랑스를 1-0으로 꺾었다. 그러나 다른 경기에서 호주가 덴마크에 승리하는 바람에 16강 진출을 좌절됐다. 두 번째 경기 호주전 패배가 발목을 잡았다. 튀니지는 지난 대회 우승팀을 이긴 것으로 탈락의 위안을 삼아야 했다.
호주는 덴마크를 이기고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프랑스와 함께 16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아시아 소속으로는 호주가 유일한 16강 진출국이다. 호주는 거스 히딩크 감독 재임 시절인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이제 조별리그는 E-H조의 3차전 8경기만 남겨둔 상태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16강을 확정한 가운데 16강 토너먼트의 빈자리는 6석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도 희박하지만, 경우의 수를 동원해 16강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포르투갈과 3차전을 치른다. 승리하면 16강 희망이 생긴다. 때문에 지난 경기의 실망감을 뒤로하고 침착하게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을 격파한 일본 역시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히며 16강 진출이 불투명하다. 3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나는데, 이 경기에서 지면 탈락한다. 이기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게 어렵다면 비겨서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고 다른 경기 결과에 지켜봐야 한다. 벼랑 끝에 몰란 '전차군단' 독일은 코스타리카전에서 무조건 다득점 승리를 해놓고 스페인이 일본을 이겨주길 바라야 하는 불쌍한 처지다. F조의 크로아티아와 벨기에의 운명도 3차전에서 결판이 난다. 조별리그 3차전 2막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