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이치 GK, 지옥과 천당 오가며 일본 승리에 기여

2022. 11. 24. 00:35#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일본이 사우디에 이어 카타르 월드컵 두 번째 이변을 썼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독일에 치욕적인 역전패를 안기며 대회 첫 승리를 따냈다. 수문장 곤다 슈이치[33, 시미즈 에스펄스] 골키퍼는 울고 웃으며 이변의 순간을 함께 했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 경기장에서 치러진 독일과의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 경기에서 선제골을 실점하고도 2-1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후반전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독일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첫 골을 허용하기 전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기는 했어도 전반 초반 독일의 골망을 흔들어보기도 했고, 수비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확실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쉽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전반 31분 독일의 패스 하나에 무너졌다. 독일 미드필더 조슈아 키미히가 일본의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패스를 찔렀고, 패스를 받은 다비드 라움이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 페널티킥을 제공한 선수는 슈이치 골키퍼다. 슈이치는 볼을 무리하게 빼앗으려다 몸으로 라움을 덮치며 넘어뜨렸고, 그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 일카이 귄도간이 골로 마무리를 했다.

 

경기 흐름은 완전히 독일로 넘어갔다. 독일은 경기력이 살아나며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기회가 오면 여지없이 슈팅을 날리며 일본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결정력이 문제였다. 골이라 생각했던 슛이 골대를 벗어나기 일쑤였다.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격차가 벌어졌어야 하는 경기는 여전히 한 골 차의 불안한 승부가 이어졌다.

 

전반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일본의 슈이치 골키퍼가 후반전 대활약을 했다. 슈이치는 추가골을 노린 독일의 슈팅을 수차례 선방하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후반 25분 독일의 연속 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귄도간의 결정적인 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운까지 따랐다.

 

슈이치의 선방쇼로 잘 버티던 일본은 선수를 교체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도안 리츠가 교체 출전 4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8분에는 조커로 들어간 아사노 타쿠마가 역전골을 넣었다. 경기를 뒤집은 일본은 남은 시간에도 실점하지 않으며 결국 '전차군단' 독일을 주저앉혔다. 

 

슈이치는 전반전 페널티킥을 헌납했지만, 후반전에는 골문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지옥과 천당을 오갔던 아찔했던 9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