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슨 "리오 대신 테리 선발? 잘하니깐 뽑았지"

2012. 5. 17. 02:16#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잉글랜드의 로이 호지슨 신임 감독이 리오 퍼디난드를 제외하고 유로 2012 출전 명단에 인종차별 논란의 주인공 첼시의 존 테리를 선발한 결정적인 이유가 경기력 차이 때문이라는 뜻을 밝혔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다음달 개막하는 유로 2012 본선을 대비한 16일[한국시간]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새롭게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호지슨 감독은 인종차별 혐의를 받고 있는 테리를 포함해 웨인 루니,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 등을 이번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켰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발탁하지 않았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테리와 리오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다.

테리는 이번 시즌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테리는 현재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는 리오의 동생 안톤 퍼디난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유로 2012 대회가 끝난 뒤 법정에 설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유로 2012 개막을 앞두고 잉글랜드 현지에서는 테리와 리오가 함께 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관측했고, 이변은 없었다. 두 선수가 껄끄러운 사이임을 잘 알고 있는 호지슨 감독은 고심 끝에 테리를 선택했고, 리오는 아쉽게도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유로 2012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호지슨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소송 중이라도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죄를 지었다고 볼 수 없다. 테리를 호출한 것은 오직 축구적 관점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를 뽑은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의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테리가 시즌 후반기에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이다"며 "그는 이번 시즌 소속팀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데 기여했고, FA컵 결승에서는 우승에 공헌했다"라고 테리의 시즌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그는 리오를 대표팀 명단에서 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호지슨 감독은 "리오는 지난 1년 동안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단 한 번에 불과했다"라고 지적했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카일 워커가 빠진 상황에서 필 존스로 (수비적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면서 리오 대신 테리를 유로 2012 대표팀에 선발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과거 팀 동료의 여자친구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테리가 이번에는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과연 유로 2012에서 얼마나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테리는 지금까지 A매치 72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