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승부차기 끝에 뮌헨 꺾고 첫 챔스 우승

[팀캐스트=풋볼섹션] 마침내 들어 올렸다. 유럽 모든 축구 클럽의 염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말이다. 첼시가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치고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첼시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홈팀 바이에른 뮌헨을 승부차기로 격파하고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4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했던 아픔도 말끔하게 씻어냈다.

이번 우승으로 첼시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고,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5번째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 또한, 리그에서 놓쳤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획득하며 우승의 기쁨을 더했다.

경기는 홈팀 뮌헨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이 되었지만, 첼시는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후반 막판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실점 위기 상황에서 몸을 던지는 수비수들의 플레이가 빛을 발휘했고, 수문장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선방도 잇따랐다.

첼시는 0:0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38분 뮌헨의 토마스 뮐러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패색이 짙었다. 왼쪽 측면에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크로스를 허용한 것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뮐러는 리베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좀처럼 열리지 않던 첼시의 골문을 활짝 열었다.

후반 막바지에 실점을 내준 첼시는 곧바로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다. 침착하게 경기를 운용하며 상대의 빈틈을 노렸고, 기어코 동점골을 뽑아냈다. 첼시는 후반 43분 토레스가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디디에 드록바의 헤딩골이 나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드록바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첼시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 출발은 좋지 못했다. 연장 전반 4분 동점골의 주인공 드록바가 무리하게 볼을 빼앗으려다 파울을 범하며 뮌헨의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이대로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꿈이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페널티킥 키키로 나선 아르옌 로벤의 슈팅을 체흐 골키퍼가 막아내며 또 한 번 살아났다.

극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첼시는 비록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무사히 연장전을 마치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4년 전 악몽이 재현될 수 있었음에도 첼시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했다.

첼시는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선 후안 마타의 슈팅이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으나 뮌헨의 4번 키커 이비차 올리치의 슈팅을 체흐 골키퍼가 막았다. 그리고 애쉴리 콜이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차기에서도 진검 승부를 펼쳤다.

승부는 마지막 키커에서 갈렸다. 선축한 뮌헨의 5번 키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튕기며 첼시가 우승 기회를 잡았고, 운명의 열쇠를 쥔 드록바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드록바는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을 터뜨렸고,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존 테리,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등의 결장으로 수비력 약화가 우려된 것이 사실이지만, 첼시는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끈질긴 축구를 선보이며 결국은 승부차기에서 우승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반면, 뮌헨은 30개가 넘는 슈팅을 기록하고도 심각한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안방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첼시에 넘겨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