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들의 합창' 첼시, 챔스 우승의 감격을 누리다
2012. 5. 20. 07:54ㆍ# 유럽축구연맹 [UCL-UEL]
첼시는 2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첼시는 이번 승리로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고, 4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당한 승부차기 패배를 완벽하게 만회했다.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첼시의 원동력은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았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두 선수는 비야스 보아스 감독 휘하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며 방황했다.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기 시작했고, 시즌 중 이적설도 끊이질 않았다. 당연히 경기에 출전 횟수도 급격히 줄었다. 때문에 감독과의 불화설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이 과거에 불과하다.
드록바와 램파드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비야스 보아스 감독 대신 새롭게 팀을 맡은 디 마테오 감독대행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FA컵 우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첼시는 시즌 중 감독 경질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두 선수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 첼시를 결승으로 견인한 두 선수는 이날 벌어진 결승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먼저 첼시의 골잡이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드록바는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뮌헨과의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드록바는 경기 내내 팀이 수세에 몰리며 많은 득점 찬스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드록바는 0:1로 뒤져 있던 후반 43분 헤딩슛 한 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후안 마타가 올려준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을 틀며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천금과 같은 동점골이다. 역시 드록바라는 찬사가 나올 법한 슈팅 장면이었다.
후반전 동점골을 터뜨린 드록바는 연장 전반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상대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지나친 의욕이 화를 불렀다. 다행히 팀 동료 페트르 체흐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선방했다. 드록바로서는 천만다행이다.
한 차례 지옥의 문턱을 갔다온 드록바는 승부차기에서 천당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2008년 결승전과 같은 악몽은 재현되지 않았다.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골을 넣은 것. 드록바의 득점으로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뮌헨을 누르고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다.
드록바는 시즌 막판 우승과 직결되는 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드록바는 준결승 1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기록해 첼시의 결승행을 도왔고, FA컵 결승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동점골과 승부차기에 골을 성공시키며 첼시의 '영웅'이 됐다.
드록바와 함께 우승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램파드의 활약도 대단했다. 램파드는 준결승전 퇴장으로 이날 결승전에 결장한 존 테리의 주장직을 대리 수행한 가운데 녹색 그라운드 위에서 노련함을 앞세워 첼시의 플레이를 진두지휘했다.
램파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지만, 군더더기 없는 경기를 했다. 승부차기에서는 과감한 슈팅으로 뮌헨의 골망을 출렁였다. 유럽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누엘 노이어와의 대결에서 가운데를 공략했다. 대담했다.
이 두 선수 외에도 좌우 측면 수비수 애쉴리 콜과 조세 보싱와도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콜은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고, 승부차기에서도 골을 기록했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전한 보싱와는 경기 시작부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침착성을 유지하며 첼시에 힘을 보탰다.
연장전에서 아르옌 로벤의 페널티킥을 막은 것도 모자라 승부차기에서 뛰어난 순발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한 수문장 체흐 골키퍼 역시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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