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퍼거슨 감독 보는 앞에서 멀티골 작렬

2013. 2. 27. 09:24# 유럽축구 [BIG4+]/스페인 [ESP]

[팀캐스트=풋볼섹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 포르투갈]가 옛 스승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멀티골을 작렬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호날두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린 2012-13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준결승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를 상대로 두 골을 몰아치며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호날두의 활약을 앞세운 레알은 바르샤를 꺾고 국왕컵 결승에 오르며 2년 만에 다시 컵대회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늘 라이벌 리오넬 메시의 그늘에 가려졌던 호날두였지만, 이날 만큼은 호날두가 최고였다. 호날두는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13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호날두는 박스 안에서 현란한 개인 돌파로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깔금한 마무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이어 그는 후반전 추가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바르샤의 골망을 출렁였다. 동료 앙헬 디 마리아의 슛이 바르샤의 호세 마누엘 핀토 골키퍼의 다리에 맞고 튀어나오는 것을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호날두의 엘 클라시코 통산 12번째 골이었다.

이런 호날두의 모습을 관중석에서 예의주시한 이가 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다. 퍼거슨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상대인 레알의 전력 분석 차 캄프 누를 찾아 엘 클라시코 더비를 관전했고, '애제자' 호날두의 활약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호날두는 '제2의 아버지' 퍼거슨 감독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2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며 16강 2차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레알과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부담감만 잔뜩 안고 잉글랜드로 돌아가게 됐다. 이미 1차전에서 호날두를 놓치며 실점한 경험이 있는 맨유로선 엘 클라시코에서 빼어난 공격 본능을 발휘한 그를 얼마나 완벽하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운명이 가려질 전망이다. 맨유에도 쉽지 않은 과제다. 호날두가 과거 맨유 시절 16강 2차전이 열릴 올드 트래포드에서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원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맨유는 분명 8강 진출의 유리한 위치지만, 안정권은 아니다. 2차전에서 실점을 하고 승리하지 못할 경우엔 탈락이 유력하다. 따라서 맨유는 홈 2차전에서 막강 화력을 갖춘 레알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맨유는 어떻게 해서든 호날두를 막아야 할 것이고, 반대로 원정 득점이 절실한 레알은 호날두가 이번 바르샤전과 같은 활약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레알과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8강 운명이 결정될 두 팀의 16강 2차전은 오는 3월 6일[한국시간]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