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매치데이 03, '카테나치오'의 위력

2012. 6. 11. 16:13#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유럽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대회가 마침내 개막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유로 2012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축구 전문 블로그[웹사이트] '팀캐스트코리아'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매일 새벽에 펼쳐지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의 이모저모를 이곳 'www.teamcastkorea.net'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전달한다.

■ 이탈리아, 스페인 상대로 '빗장 수비[카테나치오]'의 위력 자랑
이탈리아 축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카테나치오' 즉 '빗장 수비'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수비수로 활용, 상대의 공격을 봉쇄하는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는 이번 유로 2012 본선 첫 경기인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했다.

한국 시간으로 11일 새벽 아레나 그단스크에서 2006년 FIFA 월드컵 챔피언과 유로 2008, 2010년 FIFA 월드컵 챔피언이 맞붙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유로 2012 C조 예선 1차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이다. 결과는 1:1 무승부. 선제골을 넣었던 이탈리아로서는 다소 아쉽지만,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스페인에 패하지 않고 승점 1점을 획득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스페인전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조직적이고 견고했던 수비력에 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힘든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이탈리아는 의욕적인 플레이로 공수에서 모두 적극성을 띠었다. 대회 개막 전 수비수 도메니코 크리시토가 자국 리그 승부조작에 연루되며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안드레아 바르잘리마저 부상을 당해 고심하던 이탈리아는 궁여지책으로 스페인전에 수비형 미드필더인 다니엘레 데 로시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며 스리백을 사용했다. 데 로시는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함께 이탈리아의 스리백을 형성했고,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였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마지오와 엠마누엘레 지아체르니는 수비시 수비수들을 도와 수비 라인을 구축하며 스페인의 공격을 막는 데 크게 일조했다. 

전문적인 수비수들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마리오 발로텔리와 안토니오 카사노도 수비에 가담하며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에 힘을 보탰다. 안토니오 디 나탈레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중반 순간 수비 집중력이 흐뜨러지며 세스크 파브레가스에 동점골을 내준 것이 이날 수준 높은 수비력을 자랑했던 이탈리아 빗장 수비의 옥에 티로 남았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탄탄한 수비력에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스페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의 수비벽에 막혀 특유의 패싱 게임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패스가 자주 끊기면서 상대에 쉽게 공격권을 내줬고, 경기도 주도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는 이탈리아 빗장 수비의 마지막 보루라고 볼 수 있는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 세계 최고 수문장들의 장군멍군 대결...부폰 vs 카시야스
스페인과 이탈리아와 유로 2012 C조 예선 1차전이 1:1 무승부로 종료된 가운데 두 팀의 경기에서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는 두 수문장의 대결이 펼쳐져 전 세계 많은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페인의 넘버원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와 이탈리아 부동의 일인자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이날 경기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다.

두 골키퍼의 대결은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게 진행됐다. 전반 13분 팀 동료 세르히오 라모스의 파울로 이탈리아에 프리킥 찬스를 내주며 위기를 맞은 카시야스는 안드레아 피를로의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을 몸을 날리며 막아내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이어 카시야스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탈리아의 티아구 모타의 헤딩슛을 선방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의 헤딩슛이었기 때문에 막기 어려웠지만,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완박하게 걷어냈다. 왜 그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카시야스의 선방쇼가 이어지자 부폰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전반전 수비수들 덕분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부폰은 후반 4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중거리슛을 안정적으로 막았고, 후반 6분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린 볼에 손끝을 갖다대며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부폰은 후반 30분 스페인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와 1:1로 맞서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지만, 빠른 판단 능력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카시야스와 부폰, 두 골키퍼는 후반 중반 나란히 한 골씩을 실점했다. 카시야스는 이탈리아의 공격수 안토니오 디 나탈레에게 골을 허용했고, 부폰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동점골을 실점했다. 하지만, 두 골키퍼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고, 최고의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를 했다. 경기 후에는 서로를 격려하며 두 골키퍼의 맞대결을 지켜본 축구팬의 마음을 흐믓하게 했다. 두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는 또 어떠한 선방쇼를 보여줄지 벌서부터 기대된다.

■ '2골' 만주키치, 크로아티아에 희망을 안겨주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가 아일랜드와의 유로 2012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크로아티아는 C조 1위에 오르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11일 새벽[한국시간] 포즈난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유로 2012 예선 1차전에 선발 출전한 만주키치는 전반 시작 2분 만에 헤딩골을 터뜨리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만주키치는 박스 오른쪽에서 다리요 스르나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이른 시간에 아일랜드의 골문을 열었다. 다소 행운이 따랐다. 만주키치는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는 중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미끄러졌지만, 스르나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자신에게로 향해오자 집중력을 발휘해 헤딩슛을 시도했다. 만주키치의 헤딩슛은 아일랜드의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갔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선제골의 주인공 만주키치는 후반 초반 추가골을 넣으며 상대에 비수를 꽂았다. 만주키치는 2:1로 앞선 후반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 만주키치가 헤딩슛한 것이 아일랜드의 왼쪽 골대과 셰이 기븐 골키퍼의 머리에 차례로 맞고 추가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행운의 사나이' 만주키치가 2골을 터뜨린 크로아티아는 아일랜드를 3:1로 대파하고 C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 3점을 획득하며 8강 진출의 희망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