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적설 뒤로하고 실역으로 존재감 과시

2010. 11. 7. 02:00# 유럽축구 [BIG4+]/잉글랜드 [ENG]

[팀캐스트=풋볼섹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울버햄튼과의 시즌 11라운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박지성은 6일[이하 한국 시간]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울버햄튼전에서 전반과 후반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 주역으로 우뚝 섰다.

박지성은 지난 주중에 열린 부르사포르[터키]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도움을 포함해 최근 열린 4경기에서 3골 1도움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초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박지성의 이런 활약은 얼마 전까지 거듭되는 부진에 허덕이며 팀내 입지가 또 한 번 급격하게 흔들렸기 때문에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개막전 독일행이 거론되면서 이적설에 휘말렸다. 그리고 시즌 중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하며 2진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리그컵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비난을 단숨에 날려 버리는 통쾌함을 맛봤다.

안토니오 발렌시아, 백전노장 라이언 긱스 등의 줄부상이 박지성에겐 기회였다. 박지성은 경기 출전 횟수를 늘려나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시발점은 지난 10월 27일 새벽에 벌어진 울버햄튼과의 칼링컵 4라운드[16강전]였다. 박지성은 그 날 리그컵 연속골을 터뜨리며 부진 탈출의 조짐을 보였다.

이어진 토트넘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전반 시작부터 공격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골대를 강타하는 등의 플레이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을 되찾은 박지성은 부르사포르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4차전에선 나니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경기장에 출전했고 이 기회에서도 팀 동료의 골을 돕는 어시스트로 현지 언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놀라울 정도의 반전을 만들어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 박지성은 울버햄튼과의 시즌 11라운드에서도 절정의 활약을 펼쳤다. 오웬 하그리스브의 부상으로 주중에 열렸던 부르사포르와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측면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도로 보직을 변경한 박지성은 공격진에 포진한 어린 선수들을 동요하며 경기를 리드했다.

상대의 거센 공세에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지만, 박지성은 전반 종료 직전 울버햄튼의 중앙을 파고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울버햄튼을 맞아 어렵게 경기를 계속하던 맨유로서는 천금같은 선제골이었다. 맨유에 선제골을 선물한 박지성은 후반전에도 부지런하게 경기장을 누볐다.

후반 중반 상대에 동점골을 실점하면서 맨유는 쉽사리 경기를 주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주전 공격진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맨유에는 박지성이 존재하고 있었다.

박지성의 선제골과 실뱅 이뱅스 블레이크의 동점골로 팽팽하게 1:1 승부를 이어간 맨유와 울버햄튼은 후반 추가 시간에 운명이 뒤바뀌었다. 두 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1:1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될 것 같았다. 이미 경기 정규 시간 90분은 다 흘렀고 추가 시간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 순간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과감한 개인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팀 동료의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박지성의 기막힌 판단은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역전골이라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고 맨유는 울버햄튼을 2:1로 물리치고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전반전에 기록한 천금같은 선제골과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결승골 모두 박지성이 해결했다. 이적설로 곤혹을 치른 박지성에겐 속이 다 후련해지는 멀티골이었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존재 가치는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잡았고 이를 놓치지않고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보인 박지성은 다음 주에 열릴 맨체스터 시티와의 지역 더비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지성이 울버햄튼전에서 리그 마수걸이 골을 터뜨린 여세를 몰아 맨시티와의 라이벌 경기에서도 다시 한 번 팀 승리를 안겨줄 주역으로 탄생할지 주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