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과 바르샤 격돌...국왕컵 8강서 엘 클라시코 더비 성사

2012. 1. 13. 07:50# 유럽축구 [BIG4+]/스페인 [ESP]

[팀캐스트=풋볼섹션] 올해 두 번의 엘 클라시코 더비가 더 열리게 됐다.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2011-12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8강전에서 맞붙는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말라가를 꺾고 국왕컵 8강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를 꺾고 우승한 레알은 2년 연속 국왕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8강전에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바로 늘 챔피언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라이벌 바르샤다. 바르샤는 오사수나를 상대로 16강에서 1-2차전 합계 6:1로 대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왕컵 8강전에서 또 엘 클라시코 더비가 성사된 가운데 레알은 이번 시즌에도 바르샤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바르샤에 패했고, 리그 경기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는 먼저 선제골을 넣고도 1:3의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따라서 국왕컵 8강전에서도 바르샤를 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레알에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레알은 올 시즌 꾸준함을 이어가며 바르샤를 승점 5점 차이로 따돌리고 현재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그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61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3골 이상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그 중심에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 호날두는 리그 21골을 기록하며 레알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레알의 승리 공식에 있어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이다. 그러나 바르샤와의 경기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호날두도 바르샤와의 경기에선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상대 수비들의 집중 견제가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스스로 경기를 망친 것도 부지기수다. 왠지 모르게 바르샤만 만나면 작아졌다. 의욕만 넘쳤을 뿐 큰 성과는 없었다. 플레이 자체에 욕심이 넘쳤다.

호날두는 지금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레알의 팬들이 지난 바르샤와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호날두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야유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팀의 간판 스타인 호날두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는 호날두의 이적설까지 터져나왔다. 팬들의 냉담한 반응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호날두가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실 가능성은 희박하다. 호날두는 라이벌전에서의 계속되는 부진으로 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며 레알 생활 최대 고비를 맞이한 상태다.

이런 시점에서 레알과 바르샤간의 라이벌 매치가 다시 성사됐다. 축구를 즐기는 팬들로선 기쁜 일이지만, 호날두는 아니다. 사실 호날두는 바르샤와의 경기를 피하고 싶을 것이다. 행여 바르샤전에서 또 부진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걱정만 할 수는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지난 경기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큰 실망감에 빠질 수도 있지만, 이번 경기는 호날두가  본인 스스로 자신의 바르샤전 부진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등을 돌린 홈팬들의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주어진 기회이기도 하다.

활약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호날두가 바르샤와의 재대결에서 팀 승리를 돕는다면 엘 클라시코에 대한 자신감 회복은 물론이고 팬들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호날두 그대여!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욕심은 버리고 팀 동료들과 함께 그 순간을 마음껏 즐겨라, 그럼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팍! 팍!

한편, 국왕컵 8강전을 무대로 펼쳐지는 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월 19일 새벽 레알의 홈에서 1차전이 열리며 2차전은 26일 바르샤의 홈 경기장인 캄프 누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