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FA 회장 "잉글랜드 출신 고집 안 해"

2012. 2. 10. 01:56#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데이비드 번스타인 회장이 파비오 카펠로 감독 후임으로 잉글랜드 출신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A는 지난 8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카펠로 감독 사임 소식을 발표했다. 유로 2012 본선 개막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나온 카펠로 감독의 사임은 다소 충격적이다. 카펠로는 존 테리의 주장직 박탈과 관련해 FA와 대립 관계를 형성하면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이번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카펠로 감독의 사임은 FA가 일방적으로 테리의 주장직을 박탈한 것이 발단이 됐다. FA는 최근 상대 선수에 인종차별적 욕설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테리의 대표팀 주장직을 박탈했다. 테리는 지난 2010년 불륜 스캔들에 이어 벌써 두 번째로 주장 완장을 반납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카펠로는 FA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FA와 사이가 급격하게 멀어졌고, 결국 팀을 떠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는 번스타인 회장과 알렉스 혼 사무총장을 만나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FA는 카펠로의 최종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카펠로는 4년 만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런 가운데 FA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9일로 예정된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는 U-21 대표팀의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이 임시직으로 A 대표팀을 맡는다고 전했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 내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번스타인 회장은 "신임 감독 선임은 시기상조다. 지금으로선 그 부분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다. 단, 적합한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다"면서 감독 교체 작업을 서두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카펠로 후임으로 잉글랜드 출신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번스타인 회장은 "잉글랜드 출신 만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잉글랜드와 영국 출신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잉글랜드나 영국 출신의 감독이 팀을 맡았을 때는 보다 쉽게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잉글랜드 선수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신임 감독을 결정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카펠로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잉글랜드의 차기 감독 후보로는 토트넘의 해리 레드냅 감독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 국적의 레드냅 감독은 그동안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포츠머스, 토트넘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2008년 토트넘 감독 부임 후 좋은 성적을 내며 이전부터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거론됐던 인물이다. 

레드냅 감독 외에도 거스 히딩크 전 대한민국 감독을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 선더랜드의 마틴 오닐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