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리그, 30년 역사의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2012. 3. 2. 00:38# 국내축구 및 비유럽축구[K]

[팀캐스트=풋볼섹션] 2012년 K리그가 오는 3일 개막한다. 지난 시즌 승부조작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던 프로축구연맹은 출범 30주년을 맞이하는 올 시즌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K리그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2012년 K리그는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난 시즌까지 진행되던 플레이오프 방식의 챔피언십과 리그컵 대회가 폐지되고 9년 만에 단일리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총 352경기가 치러지고, 팀당 44경기를 소화한다. 1-30라운드까지는 정규리그를 치른 뒤 순위에 따라 8개 팀씩 2개 그룹[상위 리그 그룹, 하위 리그 그룹]으로 나눠 스플릿 시스템을 진행한다. 상위 리그에 속한 8개 팀은 우승 경쟁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하위 리그 8개 팀은 2부 리그 강등을 피하기 위한 생존 싸움을 펼친다. 승점은 리그 44라운드까지 연계되지만, 최종 리그 순위는 그룹 내에서 정해진다.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에서 강등되는 팀은 상주 상무를 포함한 두 팀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리그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는다. 나머지 한 장은 FA컵 우승팀에 주어진다. K리그는 지난 시즌 승부조작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기존 4장에서 0.5장이 축소된 3.5장을 보유한 상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리그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시즌 누가 K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다.

전북은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며 팀을 떠났지만, 알토란과 같은 선수를 영입하며 이흥실 감독 체재로 2연패 도전에 나선다. 이흥실 감독은 201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년과는 다른 '닥공'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K리그뿐만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할 것이다. 또,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은 프리시즌 중 김정우와 서상민, 이강진, 칠레 대표 출신의 우고 드로게트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마쳤다. 신예 서정진을 수원으로 보내는 아픔도 겪었다. 그렇지만,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전북 최고의 골잡이 이동국이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K리그에서의 활약을 예고했고, 김정우의 가세로 중원은 더욱 견고해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 우승 주역들이 또 한 번의 영광을 꿈꾸고 있다. 전북에 없어서는 안 될 두 브라질 공격수 에닝요와 루이스 엔리케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1 시즌 K리그에 적극적인 공격과 조직적인 플레이로 '닥공 신드롬'을 일으킨 전북이 이번에는 '닥공2'로 2년 연속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전북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또 다른 우승 후보는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서울과 K리그 최고 인기 클럽인 수원, 그리고 지난 시즌 준우승팀 울산과 K리그 명문 성남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서울과 수원이 전북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K리그의 중심이다, 서울의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고, 올 시즌 반드시 우승하겠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은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수비수 김진규를 비롯해 전포지션에 걸쳐 선수 영입 작업을 마쳤다. 이적 분쟁까지 발생했던 경남의 수비수 김주영도 결국 손에 넣었다. 이로써 서울은 수비력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공격 진영에서는 콜롬비아산 마우리시오 몰리나와 서울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은 데얀 다미아노비치가 환상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53개의 공격 포인트를 합작하며 K리그 최강 공격 라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여기에 K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서울을 우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2011년 5위로 시즌을 마감한 서울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는다. 리그 컵대회도 사라져 장기 레이스로 치러지는 2012 시즌 K리그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수원도 마찬가지다. 수원도 지난 2009년과 2010년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수원은 2011년 리그 4위에 오르며 어느 정도 부진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수원의 목표는 K리그 정상 탈환이다. 여건은 만들어졌다. 챔피언스리그나 리그컵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전력 보강도 이뤄졌다. '마계대전'으로 불리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성남에서 라돈치치와 조동건을 영입했고, 팀을 떠난 마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호주 국적의 수비수 에디 보스나와 곽광선[강원]도 데리고 왔다. 라돈치치의 합류로 수원은 상대 골문 지역에서 파워 넘치는 공격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라돈치치와 스테보[스테비카 리스티치]의 공격 조합은 이름만 들어도 상대 수비의 긴장을 유발시킬 정도다.

수원은 군입대[경찰청]로 자리를 비운 염기훈과 중동 무대로 진출한 이상호의 대체자는 전북에서 영입한 떠오르는 신성 서정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승에 목마른 수원은 2012 시즌 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투지가 충분히 발휘된다면 명가 재건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라이벌 감독들이 모두 모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지난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라고 굳은 결의를 다지면서 "동계 훈련을 통해 내실을 착실하게 다졌다. 챔피언 등극을 위해 뛸 것이다"며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 세 팀 외에도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2011년 준우승팀 울산이 2012 시즌에도 소리 없이 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아시아 정복을 노리고 있는 성남 역시 독기를 품고 있어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스나이퍼' 설기현이 인천으로 떠난 울산은 새 시즌을 대비해 일본 감바 오사카에서 이근호, 김승용 두 명의 공격 선수를 영입했고, 라돈치치와 김정우 등 주전급 선수를 잃은 성남은 윤빛가람, 한상운 등을 새로운 팀 전력으로 낙점했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과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지난달 27일 열린 K리그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우승해 2관왕을 달성하겠다는 비슷한 각오를 전하며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30라운드까지는 8위 진입을 목표로 하며 체력 부담을 최소화하고, 후반기 레이스에는 총력전에 나서 우승을 따낼 것이다" K리그 우승 전략까지 공개하며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다소 부족함이 없지 않지만, 우승 후보로 오르내리는 포항의 '황새' 황선홍 감독도 "올해 목표는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상대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라고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우승 후보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팀들은 스플릿 시스템의 상위 리그에 진입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우며 2012년 K리그에서의 성공을 기대했다.

한편, 이번 K리그에서는 스포츠 전문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사의 '탱고 12'가 공식 매치볼로 사용된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아디다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아디다스가 앞으로 3년간 K리그 공인구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K리그 공인구가 바뀌는 것은 1998년 나이키사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