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매치데이 06, 우승 후보 네덜란드의 몰락
2012. 6. 14. 06:22ㆍ# 국제축구연맹 [NATIONS]
■ 우승 후보 네덜란드, 예선 2연패로 탈락 위기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유로 2012 대회 개막 전까지 스페인, 독일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예선 탈락의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연이은 패배로 우승은 고사하고 8강 진출도 어렵다. 희망이 없지 않지만, 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네덜란드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덴마크를 상대로 치른 유로 2012 B조 예선 1차전에서 압도적인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덴마크에 0:1로 패했다. 무려 28개[유효슈팅 8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골대 불운까지 겹쳤다. 지역 예선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네덜란드가 맞는가 싶다.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포진하고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덴마크전 패배로 팀내 불화설까지 터진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14일 독일과 맞대결을 벌였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결과는 1:2 패배. 심상치 않은 팀 분위기가 독일전 경기력에서 그대로 나타났고, 결과도 최악이었다.
네덜란드는 전반전 독일의 마리오 고메즈에게 2골을 내리 실점한 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라파엘 반 더 바르트를 교체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쉽지 않았다. 골라인을 넘겨야 하는 슈팅은 골키퍼 선방과 골대를 벗어났고, 중원에서의 압박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직적인 팀플레이 또한 보기 어려웠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며 독일과 맞섰다. 가까스로 후반 중반 공격수 로빈 반 페르시의 만회골로 한 골을 추격했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힘에 부쳤다. 오히려 어이없는 백패스 등으로 추가 실점할 수 있는 장면을 보여주며 자국 축구팬들을 분노케 했다.
결국, 경기는 네덜란드의 패배로 마무리 됐다. 네덜란드는 예선 2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유로 2012 '죽음의 조'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네덜란드의 축구가 유로 2012 대회를 통해 빠르게 추락 중이다.
■ '멀티골' 고메즈 '메메트 숄 선배님, 봤죠? 저 이런 선수예요!'
독일 축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가 네덜란드와의 유로 2012 B조 예선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킬러 본능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전 이후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볼을 가지고 있을 않을 때의 움직임이 너무 적다"라고 지적한 전 독일 대표팀의 미드필더 출신 메메트 숄의 비판을 잠재웠다.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절하되는 수모를 당했던 고메즈는 네덜란드와의 예선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에만 2골을 터뜨리는 맹활을 펼쳤다.
고메즈는 전반 24분 환상적인 플레이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네덜란드의 골문을 손쉽게 열었다. 팀 동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밀어준 패스를 멋진 터닝 동작으로 받아낸 후 골키퍼와 맞서는 일대일 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네덜란드전 선제골이자 유로 2012 두 경기 연속골을 작렬했다.
전반 38분 고메즈의 진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고메즈는 1:0으로 팀이 앞선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또 한 번 네덜란드의 골망을 갈랐다. 이번에도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가 시발점 역할을 했다. 고메즈는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를 박스 왼쪽에서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선제골이 우아한 발레리노였다면 추가골은 마치 사각의 링 위에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는 상대 선수의 얼굴을 향해 강한 라이트 훅을 날리는 권투 선수 같았다. 똑같은 골이었지만, 똑같지 않았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고메즈는 대회 3골로 러시아의 '신성' 알란 자고예프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때문에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놓친 득점왕을 유로 2012에서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메즈는 지난 시즌[2011-12시즌]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독일 컵대회 결승전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많은 득점 기회를 모두 놓치면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유로 2012에서 득점력을 재부활시키며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 호날두의 지독한 메이저대회 부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메어저대회에 출전하면 얘기가 틀려진다. 특히 포르투갈 대표로 출전하는 대회는 더욱 그렇다.
호날두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리그 40골 이상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산하며 초절정의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46골을 포함 총 60골을 넣으며 유로 2012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라이벌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4년 만에 다시 발롱도르[FIFA]를 수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때문에 전 세계 많은 축구팬들이 호날두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유로 2012 조별 예선 2경기를 치른 지금까지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호날두는 독일과 덴마크전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 하나 기록하지 못했다.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에 막혀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없었고, 덴마크와의 예선 2차전에서는 심각한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호날두는 14일[한국시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연이어 무산시키며 고개를 떨궜다. 전혀 호날두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호날두는 팀이 2:1로 앞선 후반 4분 단독 드리블에 이은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스 왼쪽 대각선 지역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슈팅의 정교함이 부족했다.
이어 후반 32분에는 더 좋은 상황을 맞이했지만, 그것마저 놓쳤다.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을 가져갔어도 무방할 정도로 상대 수비의 방해가 전혀 없었다. 곧잘 하는 로빙슛을 시도했어도 됐다. 성급함이 문제였다. 골을 넣고자 하는 의욕만 앞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그러면서 호날두는 덴마크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며 대회 첫 골 사냥을 다음 네덜란드전으로 미뤘다.
호날두의 메이저대회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호날두는 큰 주목을 받기 전 유로 2004에 출전해 2골을 기록하며 나름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때 호날두 나이가 19살이었다.
이후 호날두는 비약적 성장세를 보이며 포르투갈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를 잡지만, 메이저대회와는 악연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 골을 넣은 것이 고작이고, 포르투갈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첫 메이저대회에 출전했던 유로 2008에서도 달랑 한 골 만을 맛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과의 조별 예선에서 한 골을 넣은 것이 전부다.
이렇듯 호날두에는 유독 메이저대회에서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이번 유로 2012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나마 유로 2012는 아직 경기가 남았고, 앞서 두 경기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 팀의 8강행의 사활까지 걸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에이스의 활약이 요구된다. 호날두가 그런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네덜란드와의 유로 2012 최종전에서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 국제축구연맹 [NATIO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드냅 감독, 사임 결정...토트넘 떠난다 (0) | 2012.06.14 |
---|---|
호날두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0) | 2012.06.14 |
독일, 네덜란드에 2:1 승리...유로 2연승 질주 (1) | 2012.06.14 |
'바렐라 결승골' 포르투갈, 덴마크에 극적인 3:2 승 (1) | 201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