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번 챔스 결승전에선 웃을 때 됐다

2011. 5. 26. 05:17# 유럽축구연맹 [UCL-UEL]

[팀캐스트=풋볼섹션] 대한민국에선 삼세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삼세번의 사전적 의미는 '더도 덜도 없이 꼭 세번'이란 뜻이다.

우린 이 삼세번을 주로 가위바위보로 내기를 결정하는 순간 많이 외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의 삼세번은 가위바위보와는 비교하기 힘든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연결되고 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모든 끝난 현재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에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준비가 한창이다.

박지성에게 있어 이번 결승전은 벌써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이로써 박지성은 삼세번이라는 단어에 담겨있는 세 번의 기회 중 이제 한 번의 기회밖에 남지 않은 셈이 됐다.

앞선 두 번의 기회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박지성은 지난 2007-08 시즌 무릎 수술 여파로 장기 결장했지만, 부상 복귀 후 챔피언스리그 8강전과 4강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소속팀 맨유를 결승전으로 견인했다.

한국인으로는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 최초[결승 진출은 이란의 알리 다에이에 이은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박지성은 2008년 5월 22일 새벽[한국 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루츠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선발 제외는 물론이고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전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활약으로 결승 진출을 확신하던 외신들도 다소 놀란 반응을 보였을 정도.

박지성은 이날 경기를 깔끔한 슈트 차림새로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맨유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첼시를 꺾고 유럽 챔피언에 올라 박지성은 그것으로 결승전 결장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당시 오웬 하그리브스의 컨디션이 절정에 달했다는 이유로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뺄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첼시와의 결승전을 마치고 유럽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이 무산된 박지성은 분명 아쉬움이 컸지만, 1년 만에 소속팀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다시금 챔피언스리그 출전 기회를 얻는 박지성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스날과의 4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맨유를 또 한 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시킨 주역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좌절은 없었다. 박지성은 2009년 로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과 함께 선발 출전했다.

아시아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은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고, 전반 1분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며 결승 상대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긴장시켰다.

후반 21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되기 전까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누빈 박지성은 팀의 0:2 패배로 지난 시즌 결장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박지성은 맨유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한 차례 더 남겨두고 있다.

상대는 2008-09 시즌 결승전 출전 후 우승이라는 박지성의 희망을 앗아간 바르셀로나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유럽 진출한 이래 최고의 활약[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 - 8골 6도움]을 선보였던 만큼 결승전 출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빼어난 활약에도 불구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지난 2007-08 시즌 결승전을 생각해보면 출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그동안 바르셀로나와의 맞대결을 벌인 3번의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는 사실을 비추어봤을 때 선발이든 교체든 결승전 출전 가능성은 크다.

여기에 맨유도 지난 주말에 끝난 리그 최종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며 상승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박지성을 굳이 출전 명단에서 뺄 이유는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박지성이 바르셀로나와의 리턴 매치를 통해 앞서 열린 두 번의 결승전에서 맛본 실망감을 만회하고 삼세번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한편, 박지성은 PSV 아인트호벤에서 뛰던 지난 2003년 9월에 열린 AS 모나코와의 조별 예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총 52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