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차이? 에이스의 한방

2013. 5. 26. 06:36# 유럽축구연맹 [UCL-UEL]

[팀캐스트=풋볼섹션] 1년 전 바이에른 뮌헨은 안방에서 눈물을 흘렸다. 1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그들은 유럽을 평정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들이 이렇게 웃기까지는 정확히 1년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마침내 유럽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뮌헨은 26일[한국시간] 영국의 축구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2:1로 격파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3번의 실패 끝에 이뤄낸 통산 5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지난 시즌 홈에서 열린 결승에서 우승하지 못했던 뮌헨은 이날 경기에서도 결코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결승전 상대 도르트문트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한 압박에 이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뮌헨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점유율도 높게 가져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기대를 모은 뮌헨의 공격진은 무기력했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프랭크 리베리와 아르옌 로벤은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골잡이 마리오 만주키치는 전반 20분이 넘어선 상황에서 슈팅 하나 없었다. 큰 경기에 강한 토마스 뮐러도 몸이 무거워 보였다.

뮌헨은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초조해졌다. 경기를 관전하던 뮌헨 팬들 역시 시종일관 얼굴 표정이 밝지 않았다. 지난 시즌의 악몽이 웸블리에서 재현될까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기우였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가운데 뮌헨은 후반 14분 먼저 득점포를 가동했다. 만주키치가 로벤의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만주키치는 이 골로 지난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만주키치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뮌헨은 단테의 파울로 도르트문트에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막판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내내 실망감만 안겨줬던 로벤과 리베리가 다시 한 번 해결사 기질을 발휘하며 추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뒤쪽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리베리가 감각적인 패스로 로벤에게 전달해줬고, 로벤은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도르트문트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로벤은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결승골까지 터뜨려 승리의 주역이 됐고, 부진의 연속이었던 리베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남다른 클래스를 뽐내며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했다.

부진한 경기력 속에서도 두 골을 만들어낸 뮌헨의 에이스들과 달리 도르트문트의 간판 스타들은 고개를 떨궜다. 마리오 괴체가 부상으로 결장한 도르트문트는 '믿을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마르코 루이스의 한방을 기대했지만, 끝내 침묵했다. 레반도프스키와 루이스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는 등 경기 시작 후 90분 동안 준수한 활약을 했으나 팀에 승리를 안겨주지는 못했다. 결국, 이번 결승전은 에이스들의 한방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고, 승자는 뮌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