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ACL] 전북, 비록 패했으나 역시 공격력은

2011. 11. 5. 22:45# 국내축구 및 비유럽축구[K]

[팀캐스트=풋볼섹션] 전북의 아시아 정상 탈환의 꿈과 K리그의 챔피언스리그 3연속 우승 도전이 모두 물거품이 되버렸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단지 우승 운이 없었을 뿐이다. 5일 열린 2011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주연은 우승한 알 사드가 아닌 전북이었다.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내친김에 안방에서 우승까지 노렸던 전북은 중동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전북은 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1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카타르의 알 사드와 2:2로 비긴 뒤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 끝에 4:2로 아쉽게 패했다.

전반 18분 에닝요의 그림 같은 오른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 나간 전북은 전반 30분 심우연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고, 후반 16분에는 알 사드의 스타 플레이어 압둘 카데르 케이타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총공세에 나서며 후반 추가 시간에 이승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다시 돌렸지만, 거듭되는 골대 불운으로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렸다.

비록 승부차기에서의 패배로 아시아 챔피언에 오르는 데 실패했지만, 이날 전북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역시나였다. 닥치고 공격[닥공]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매 경기 공격적인 전술을 운용했던 전북은 알 사드와의 결승전에서도 공격 축구로 경기장을 찾은 4만 명이 넘는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전북은 전반전 에닝요, 루이스, 정성훈, 서정진 등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알 사드의 수비진을 공략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세밀한 패싱 게임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북 선수들은 공수 구분 없이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며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누볐다. 이런 플레이로 전북과 알 사드의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이를 지켜본 많은 축구팬들도 경기에 더욱 집중했다.

전반전을 1:1로 마친 후 전북은 후반 초반 선수 교체를 감행했다. 추가골을 넣기 위한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전북은 후반 5분 미드필더 정훈을 빼고 다부진 공격수 김동찬을 투입했다. 교체 카드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후반 15분 케이타에게 추가 역전골을 내준 뒤 상황은 완전히 뒤바꼈다.

역전을 당한 전북은 더욱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도 늘어났다. 선제골의 주인공 에닝요는 예리한 발 감각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고, 장신 공격수 정성훈은 공줄볼 경합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김동찬은 공격 진영에서 종횡무진 뛰며 이정수를 포함한 알 사드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후반 23분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머리와 오버헤드킥으로 연속 슈팅을 시도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5분 이동국과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은 이승현은 후반 추가 시간에 헤딩슛으로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으며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체력적으로 한계의 시점이 다가운 연장전에서도 전북은 공격으로 일관했다. 공격력은 압도적이었다. 상대의 빠른 역습을 대비한 최소 수비를 제외하곤 대부분 선수가 공격 진영으로 넘어와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가했고, 결정적인 득점 찬스로 여럿 만들었다. 불행하게도 모든 슈팅이 불발로 끝났다. 지독하게 골 운이 없었다. 후반전부터 이어오던 골대 불운이 연장전에서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에 패하며 우승은 좌절됐지만, 자신들만의 축구 색깔을 세계에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코 앞에서 놓친 전북은 오는 30일과 다음달 4일로 예정된 2011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닥공'으로 오늘의 아쉬움을 만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