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없었던 수원, 결국 무관으로 시즌 마감

2011. 11. 24. 03:20# 국내축구 및 비유럽축구[K]

[팀캐스트=풋볼섹션]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K리그 명문 수원이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에서 울산에 덜미를 잡히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수원은 23일 홈에서 열린 울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반전 김신욱에게 먼저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후반 막판 오장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마토가 동점골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한 수원은 주장 염기훈과 양상민, 최성환의 연이은 실축이 나오면서 울산에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양보하고 말았다. 이로써 수원은 무관으로 이번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수원은 이번 시즌 유독 우승 운이 따르지 않은 한 해였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면서도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명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수원은 올 시즌에는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그로 인해 수원은 4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올 시즌 수원 무관의 시작은 리그컵[러시앤캐쉬컵] 준결승이었다. 제주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4강행을 확정한 수원은 부산과 결승 진출을 다퉜다. 준결승은 부산 원정 경기로 치러졌다. 수원은 전반 7분 만에 터진 양준아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반격에 나선 홈팀 부산에 밀리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수원은 전반 43분 임상협에게 동점골을 실점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김한윤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1:2의 역전패를 당했다. 전후반 각각 막판을 버티지 못하고 부산에 연속골을 실점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2년 연속 리그컵 준결승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리그컵 우승이 좌절된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올 시즌 첫 챔피언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런데 이마저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수원은 2년 연속 FA컵 결승에 오르며 대회 2연패 달성을 노렸다. 하지만, 성남과의 결승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FA컵 2연패의 꿈도 날아갔다.

결승전 당일 장대비가 내려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수원과 성남은 FA컵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 32분 운명이 갈렸다. 홈팀 성남이 웃었다. 후반전 교체 출전한 성남의 조동건이 머리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실점 후 다급해진 성남은 경기 종료 직전에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정성룡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지만,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다. 그대로 0:1로 패하며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다. 더욱이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까지 나오면서 아쉽게 FA컵 우승을 놓친 수원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웠다.

수원의 불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승리의 여신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도 수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팀 이란의 조브 아한을 따돌린 수원은 준결승에서 카타르의 알 사드와 맞붙었다. 홈에서 1차전을 치른 수원은 0:1로 뒤진 후반 막판 상대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졌다.

이 경기에서 수원은 상대 선수들과 집단 난투극을 벌이며 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무엇보다도 상대 선수를 가격해 퇴장을 당한 공격수 스테보의 결장으로 큰 손해를 봤다. 스테보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6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때문에 수원은 알 사드와의 준결승 2차전은 물론이고 K리그 챔피언십에서도 스테보 없이 남은 경기를 소화해야만 했다.

이는 수원의 공격력 약화를 불러왔다. 올 여름 K리그로 복귀해 중요한 순간에 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줬던 스테보의 공백은 너무나 컸다. 스테보가 빠진 상황에서 알 사드와 4강 2차전을 치른 수원은 한 골을 넣는 데 그치며 1:0으로 승리했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4강 1-2차전 합계에서 2:1로 승리한 알 사드가 진출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결승 탈락하며 아시아 챔피언 도전이 실패로 끝난 수원은 마지막 우승 기회인 K리그에 올인했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수원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과 맞대결을 펼쳤다. 스테보가 AFC 징계로 결장한 가운데 수원은 하태균을 부산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하태균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부산전에서 만큼은 대성공을 이뤘다. 부산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하태균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하태균의 결승골을 앞세워 부산을 격파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수원은 울산과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였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선제골은 울산이 터뜨렸지만, 후반전 수원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울산과 1:1로 비긴 수원은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승부는 나지 않았다. 두 팀은 승부차기에 임했다. 후반 막판에 터진 마토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왔던 수원은 승부차기에서 울산에 역전패를 당했다. 울산전에서 여러 득점 찬스를 놓치며 승부차기까지 온 것이 문제였다. 스테보의 결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뼈아팠다.

골 결정력의 부재를 드러내며 K리그에서 우승 불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수원은 마지막 우승 희망도 끝내 무산됐다. 결국 올해 큰 소득 없이 시즌을 마쳤다. 또한 수원은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손에 넣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