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제, '독일 A매치 최다골' 기록 보인다

2011. 3. 29. 13:00#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전차군단' 독일 축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밀로슬라프 클로제가 독일 선수 A매치 최다골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독일 출신의 선수들 가운데 A매치 최다골을 넣은 선수는 60-70년대 독일 대표팀에서 골잡이로 활약한 게르트 뮐러다. 당시 서독 대표팀으로 뛰었던 뮐러는 1974년 대표팀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A매치 총 62경기에 출전해 68골을 터뜨렸다. 그 기록은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뮐러의 A매치 최다골 기록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현재 독일 대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밀로슬라프 클로제다. 182cm의 크지 않은 신장에 호리호리한 체격의 클로제는 카이저슬라우스테른에서 활약하던 시절 지난 2001년 3월 알바니아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클로제는 꾸준히 독일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리고 월드컵 첫 무대였던 한일 월드컵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것도 그럴 것이 클로제는 한일 월드컵에서 기록한 5골 모두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클로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 예선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헤딩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독일의 8:0 승리를 도왔다.

그는 아일랜드와 카메룬전에서도 머리로 골행진을 이어갔다. 조별 예선 3경기에서 헤딩골로만 5골을 기록한 그의 활약은 한일 월드컵에서 단연 최고의 화젯거리였다.
 
한일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클로제는 브라질과의 결승전을 포함해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무득점에 그치며 아쉽게 월드컵 득점왕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2006년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선 티에리 앙리[프랑스], 호나우두[브라질],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득점왕[골든부트]에 올랐다.

클로제는 한일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독일 월드컵에서도 조별 예선 첫 경기부터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독일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코스타리카와의 예선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클로제는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멀티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한 클로제는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통산 월드컵 득점 기록을 10골로 늘렸다. 또한 독일 선수로는 게르트 뮐러[14골], 위르겐 클리스만[11골], 헬무트 란[10골]에 이어서 네 번째로 월드컵 무대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두 번의 월드컵에서 가공할만한 득점 본능을 발휘한 클로제는 소속팀 카이저슬라우테른[1999-2004]과 베르더 브레멘[2004-2007], 바이에른 뮌헨[2007-현재]에서도 변함없는 공격력을 뽐냈다.

지난 2010년 6월 남아공에서 개막한 2010 FIFA 월드컵에서도 독일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뛰며 4골을 터뜨리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 [클로제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터뜨린 4골로 월드컵 최다골인 브라질 호나우두의 15골에 한 골이 모자란 14골로 뮐러와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독일 대표팀의 특급 골잡이로서의 명성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유로 2012 예선에 출전하고 있는 현재 클로제의 득점 행보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유로 2012 예선 A조 경기에서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로제는 벨기에와의 예선 1차전에서 터뜨린 선제 결승골을 시작으로 같은 조에 속한 아제르바이잔[2골], 터키[2골], 카자흐스탄[3골]과의 경기서 총 8골을 넣고 있다.

유로 2012 예선에서의 이러한 활약으로 클로제는 A매치 61골[107경기]을 기록하며 30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는 뮐러의 독일 A매치 최다골 기록[68골]을 위협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클로제의 독일 A매치 최다골 기록 경신은 '떼놓은 당상'이다. 클로제가 이미 뮐러의 독일 A매치 최다골[이하 최다골]인 68골과의 격차를 7골로 줄이며 기록 경신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황이고, 독일이 유로 2012 예선 5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경기를 치를 상대 팀들이 비교적 약체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당사자인 클로제의 최근 골 감각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것도 뮐러의 최다골 기록 경신에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독일 대표팀이 유로 2012 예선에서 전승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어 내년 폴라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유로 2012 본선 진출 전망을 밝히고 있는 것과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으로 평소보다 많아지는 A매치 역시 최다골 기록을 노리는 클로제를 위한 충분한 멍석이 깔리게 된다.

이는 올해 한국 나이로 33살인 클로제에게 중요한 요소다. 클로제는 앞으로 큰 부상 위험만 벗어난다면 1-2년 더 대표팀에서 뛰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지 않은 33살의 나이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클로제의 A매치 출전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클로제 자신이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이후 FIFA 월드컵 최다골을 기록을 보유 중인 브라질 공격수 호나우두의 15골을 뛰어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그의 대표팀 은퇴 시기는 브라질 월드컵 전후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클로제는 독일 A매치 최다골 기록 경신을 위해 한국 시간으로 오는 30일 새벽 FIFA 랭킹 21위의 호주와 예정된 친선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골 사냥에 나선다.

클로제는 21세기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포르투갈 출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것도 아니고 아르헨티나 국적의 리오넬 메시처럼 뛰어난 개인 능력을 지니지도 못했다. 그러나 상대 골문 지역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통해 골을 터뜨리는 공격 능력은 세계 어느 선수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클로제가 호주전에서 다시 한 번 득점에 성공하며 A매치 7경기 연속 골 맛을 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한편, FIFA 월드컵 우승국 출신 선수들 중 클로제의 A매치 골 기록보다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펠레와 호나우두가 유일하다.

'축구 황제' 펠레는 1957년부터 1971년까지 브라질 대표팀으로 뛰며 A매치 92경기에 출전해 77골을 기록했고, 두 세기를 걸쳐 최고의 골잡이로 활약한 호나우두는 97경기에 출전해 62골을 터뜨렸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선수들 중에서는 106경기 49골을 넣은 바비 찰튼경이 A매치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121경기 55골로 가장 많은 A매치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